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기술 발전이 윤리적 판단을 대체할 수 있을까?

by chonaksemfrl1 2025. 6. 18.
반응형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삶을 극적으로 변화시켜 왔습니다. 그러나 기계가 도덕적 판단까지 담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많습니다. 자율주행차의 생명 선택 알고리즘, 인공지능 판결 시스템, 채용 알고리즘 등의 사례에서 기술은 윤리적 결정을 내리려 시도하지만, 그것이 인간의 가치와 철학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이 글에서는 기술이 윤리적 판단을 대신할 수 있는지, 그 한계와 사회적 함의에 대해 분석합니다.

 

윤리 판단, 기계가 할 수 있을까?

인간은 수천 년간 철학과 종교, 문화, 역사 속에서 도덕과 윤리라는 개념을 형성해왔습니다. 이처럼 복잡하고 다면적인 판단 체계를 기술, 특히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는 단순히 기능적 가능성의 영역을 넘어 인류의 정체성과 깊게 연결되어 있는 본질적인 질문입니다. 최근 기술은 윤리적 의사결정을 ‘모델링’하고 이를 자동화하려는 시도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차는 위급 상황에서 어느 생명을 우선할 것인지를 판단해야 하고, 채용 알고리즘은 수많은 지원자 중에서 특정 기준에 따라 선발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러한 기술은 표면적으로 '윤리적 판단'을 모방하거나 구조화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윤리적 판단이란 단순히 입력된 조건에 따른 결과 산출이 아닙니다. 맥락, 감정, 인간 관계, 사회 문화적 배경, 예외적 상황 등이 모두 고려되어야 하는 복잡한 프로세스입니다. 기술은 이를 정량화하고 수치화하는 데 능숙하지만, 본질적으로 인간의 내면에서 나오는 ‘왜 그래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은 여전히 구현하지 못합니다. 특히 문제는 윤리의 다원성과 상황성에 있습니다. 동일한 상황도 문화, 국가,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정반대의 판단이 나올 수 있으며, 이런 유연성은 기계적으로 규격화하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이 윤리적 판단을 ‘대체할 수 있다’는 낙관론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기술이 윤리적 판단을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은 어떤 근거에서 출발하며, 그 한계는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본문에서 자세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기술의 윤리 판단 모사 가능성과 그 한계

기술은 점차 인간의 판단 기능을 대체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특히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막대한 데이터를 학습하여 특정 상황에 대해 빠르고 정교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기술학자들은 윤리적 판단도 수학적으로 정의 가능한 '결정 모델'로 치환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는 사고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사망 가능성을 계산하여 어떤 행동이 전체적으로 더 나은 결과를 초래할지를 계산합니다. 이는 일종의 공리주의적 윤리 체계, 즉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에 기반한 판단입니다. 또한 미국과 유럽 일부 사법 시스템에서는 AI가 피고인의 재범 가능성을 예측해 형량을 제안하거나 보석 허가 여부를 판단하는 시스템이 시험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술은 인간이 통상적으로 하는 윤리적 판단을 수치화하고 자동화하려는 시도를 통해 점차 제도권 내로 침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윤리 판단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합니다. 첫째, 데이터 자체의 편향성 문제입니다. AI는 학습 데이터에 따라 판단 기준을 형성하는데, 기존 데이터가 가진 인종, 성별, 사회적 배경의 편견이 그대로 반영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미국에서 채용 알고리즘이 흑인이나 여성 지원자에게 불리하게 작동한 사례는 기술이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둘째, 윤리적 판단의 본질은 ‘정답이 없는 문제’라는 데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가 어린아이와 노인 중 누구를 보호해야 하는가에 대한 결정은 단순한 수학적 계산이 아니라 가치관의 문제입니다. 이 판단에는 사회적 합의, 역사적 맥락, 심지어 감정까지 포함되어야 합니다. AI는 이처럼 비형식적이고 정성적인 요소를 완전히 이해하거나 반영할 수 없습니다. 셋째, 인간은 윤리적 결정을 내릴 때 책임을 지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기술은 ‘책임’을 가질 수 없습니다. 즉, AI가 내린 판단이 사회적 논란이나 피해를 일으켰을 때, 그 책임은 알고리즘이 아닌 사람, 기업, 혹은 사회 전체로 전가됩니다. 이는 윤리 판단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인 ‘책임의 주체’라는 측면에서 기술이 결코 인간을 대체할 수 없음을 시사합니다. 따라서 기술은 윤리적 판단을 ‘보조’하거나 ‘효율화’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인간 중심의 윤리적 성찰, 가치 판단, 그리고 공동체적 논의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합니다.

 

윤리와 기술, 공존을 위한 방향 모색

기술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으며, 인간의 삶 속에서 그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윤리적 판단이라는 고차원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활동이 기술로 완전히 대체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대해, 우리는 명확히 선을 그을 필요가 있습니다. 윤리란 단순히 논리적 계산이나 통계적 예측으로 환원될 수 없는 가치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미래사회를 바라볼 때, 기술과 윤리는 경쟁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 관계로 인식되어야 합니다. 기술은 윤리적 고민을 더욱 투명하게 만들고, 반복적이거나 위험한 상황에서 판단을 돕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도구를 어떻게 설계하고,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는 철저히 인간의 몫이며, 사회적 합의와 철학적 고찰을 동반해야만 합니다. 예를 들어, AI가 법적 결정을 내리는 시스템이 도입된다면, 그 알고리즘의 기준은 누구에 의해, 어떤 가치를 기반으로 설계되었는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합니다. 또한 시민들이 그 내용을 이해하고 비판할 수 있는 리터러시 교육과 제도적 안전망이 함께 마련되어야 합니다. 기술적 윤리를 구성하는 문제는 기술자와 기업의 몫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과제입니다. 또한 윤리적 판단에 있어 인간은 실수할 수 있고, 때로는 모순된 결정을 내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불완전함이야말로 인간다움의 본질이자 윤리의 출발점입니다. 기계는 오류 없는 결정을 내릴 수는 있어도, ‘왜 그랬는지’에 대한 도덕적 성찰과 감정적 공감을 가지지 못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기술이 윤리적 판단을 모방할 수는 있어도, 그것을 진정으로 대체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결국, 기술은 인간이 윤리적으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보조 수단일 뿐입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윤리 판단의 중심에는 언제나 인간이 있어야 하며, 이는 아무리 고도화된 기술 시대라 해도 변하지 않을 진리입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우리는 윤리의 중요성을 더욱 자각해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기술과 윤리의 공존’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반응형